(비전21뉴스=정서영 기자) 안양시의회 장경술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이 12일 열린 제309회 임시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시민의 존엄한 삶의 마무리를 위한 ‘연명의료 결정 제도’의 활성화 방안을 시 정부에 강력히 촉구했다. 장 의원은 회복 가능성이 없는 환자가 임종 과정에서 무의미한 생명 연장 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돕는 이 제도가 시민의 자기 결정권을 보장하는 핵심적 장치임을 강조했다.
연명의료 결정 제도는 2016년 관련법 제정 이후 2018년부터 본격 시행되었으며,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착용, 혈액투석 등 치료 효과 없이 생명만을 연장하는 의료행위의 지속 여부를 환자 스스로 결정하게 한다. 장 의원은 “건강할 때 미리 자신의 뜻을 문서로 남기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가족의 심리적·경제적 부담을 경감하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는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자는 제도 시행 8년 만에 30배 이상 급증하며 322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 인구의 약 22%가 이미 의향서를 작성하는 등 삶의 마지막을 스스로 준비하려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그러나 장 의원은 이러한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실제 의료 현장의 준비는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장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3만여 개 의료기관 중 연명의료 결정 제도에 참여하는 기관은 2% 미만에 불과하다. 또한 임종기 환자를 위한 호스피스 병상과 재택 돌봄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해 제도에 대한 접근성이 낮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됐다. 정부 역시 최근 무의미한 연명치료가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부담과 환자 가족의 고통을 언급하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장 의원은 안양시가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세 가지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제안했다. 첫째는 보건소를 중심으로 한 상담 및 등록 지원 체계의 구축이다. 구리시와 과천시 등 타 지자체의 사례를 들어, 보건소가 직접 등록기관 역할을 수행하고 전담 상담사를 배치해 시민들이 보다 편리하게 의향서를 작성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둘째로 경로당, 복지관, 요양시설 등을 대상으로 한 ‘찾아가는 상담소’와 ‘웰다잉(Well-Dying)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주문했다. 서울 강동구와 강북구가 시행 중인 사례처럼, 정보 접근성이 낮은 취약계층을 위해 전문가가 직접 현장을 방문하여 제도를 설명하고 등록을 돕는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마지막으로 장 의원은 존엄한 죽음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 캠페인 추진을 제안했다. 나주시와 안산시가 지역 축제나 전통시장에서 캠페인을 벌인 사례를 언급하며, 시민들이 연명의료 결정을 죽음의 준비가 아닌 삶의 존중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문화적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존엄한 죽음을 준비하는 것은 결국 현재의 삶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드는 일”이라며, “안양시가 시민의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줄 수 있는 따뜻한 도시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