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전21뉴스=정서영 기자) 화성시의회 정흥범 의원(국민의힘)이 제24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시정질문을 통해 화성시 예산과 도시 인프라의 불균형 문제를 강하게 제기하며, 서남부권 지역의 도로 개설과 하수처리 인프라 개선을 촉구했다. 정 의원은 화성시가 105만 대도시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 주민들이 균등한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서남부권 주민들은 여전히 1970년대 새마을 도로 수준의 인프라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며 도로 인프라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그는 서남부권 읍·면 지역 583개 마을 중 상당수가 협소한 마을 안길과 열악한 도로 환경으로 인해 생활 불편은 물론, 화재와 같은 위급 상황 발생 시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비봉면 삼화리 화재 사례를 언급하며, 마을 도로가 좁아 소방차 진입조차 어려운 현실은 주민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라고 비판했다. 또한 낡은 집을 재건축하고 싶어도 레미콘 차량이 진입하지 못해 재건축을 포기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다수의 마을 진입도로가 사유지로 남아 있어 외지인 유입과 지가 상승에 따른 통행 분쟁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마을 공동체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예산 구조의 불균형을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하며, 2024년 화성시 본예산 기준 도로 관련 예산이 전체 일반회계의 2.61%인 810억 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는 복지·문화 예산인 1조 4,820억 원과 현저히 대비되는 수치다.
정 의원은 "서남부권 주민들에게는 지금 당장 소방차가 들어올 수 있는 도로가 더 시급한 생존 인프라"라며, 화성시장에게 도로 예산의 대폭 증액과 사업 가속화를 위한 구체적인 대안 제시를 요구했다.
더불어 정 의원은 서남부권의 하수처리 인프라 부족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현재 화성시의 분뇨 1일 발생량은 350톤인데, 처리 용량은 230톤에 불과해 하루 120톤이 과부족되는 상황"이라며, 정화조 청소 신청 후 2~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현실이 주민들의 일상을 마비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시장이 1년 6개월 전 같은 내용의 시정질문에서 공공하수처리시설 연계를 통해 해결하겠다고 답변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전혀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상황이 악화되었다고 비판하며, 지연 사유와 향후 로드맵 제시를 요구했다.
정 의원은 시정질문을 마무리하며 "서남부권의 고통은 단순한 생활 불편이 아닌, 행정의 공정성과 균형을 묻는 문제"라며 "이제는 '검토하겠다', '계획 중이다'라는 답변이 아니라, 명확하고 책임 있는 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버스정류장 의자조차 없는 불편한 대중교통 환경, 장기간 방치된 마을 쓰레기 문제 등을 언급하며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일이 아니라, 생활 가까이에서 주민의 불편을 살피는 행정의 태도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더 이상 소외된 지역이 아니라 '같이 가는 화성'을 만들기 위해, 시장의 세심한 행정과 의지 있는 개선 노력을 강력히 요청드린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