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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성훈 前 의왕도시공사 사장...“되찾은 명예, 이제는 웃을 수 있어”

강제해임,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른 업무상배임 혐의, 선거개입 혐의 등 모두 무혐의 처분으로 명예 회복 돼

 

(비전21뉴스=정서영 기자) “ 백운밸리 개발사업 과정에서 부당 이득과 일감 몰아주기로 특혜가 발생했다는 고소·고발과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지난해 6월 22일 검찰에서 모두 무혐의 처분되었고, 지난 24일 천문학적금원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 또한 ‘책임 없음’으로 판결됨에 따라 4년간의 힘겨운 법적 공방이 끝이 났다.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

 

“그 당시 퇴직한 상태라 곁에 아무도 없었고 홀로 그 고통을 감수해야 했다. 특히 가족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우울증이 올만큼 마음고생이 심했기에 극단적인 선택을 해서라도 진실을 알려야 하나?라는 그릇된 생각에 몸과 마음이 피폐했었다”

 

30일 오전 10시 백운커뮤니티센터 3층 의왕시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이성훈 전 의왕도시공사 사장을 만났다. 2014년 의왕도시공사 2대 사장으로 취임하여, 취임 후 흑자경영 달성, 2016년 나등급, 2017년 가등급 전국 1위, 2018년 나등급으로 3년 연속 우수공기업을 달성하며, 도시공사를 의왕시를 대표하는 공기업으로 일궈낸 주역인 그가 어쩌다 4년간 지옥의 시간을 경험할 만큼 각종 송사에 휘말리며 오명을 쓰게 되었는지 궁금했다.

 

▲ 백운밸리 개발사업 관련 혐의로 4년간 법적공방

 

“그 당시 백운밸리는 의왕시 최대 현안사업이었다. 금융대출이 번번이 이뤄지지 않아 백운밸리 도시개발사업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제가 삼성증권, 종합금융 등 금융권에서 15년 가까이 일한 경력이 있어서 도시개발사업에 필요한 금융 지식에 대한 이해가 깊었다. 의왕도시공사의 명운이 분양계약 결과에 달려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100% 분양계약 완료하여 큰 성과를 이뤄냈지만 시행·시공사 선정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재원조달을 위한 금융권과 협의 과정에서 마지막으로 요구한 것이 의왕도시공사의 매입확약 요구였다. 그것이 법령 위반은 아니나, 예산편성 기준에 매입확약을 못하게 되어있어 규정 위반이라 불가하다는 뜻을 금융권에 전하자 그 당시 금융 자금 조달이 가능한 곳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도 도시개발사업 경험이 처음이라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무엇보다 당시에 금융대출이 불투명해지면서 토지보상이 지연됨에 따라 지역주민의 피해가 심각했고, 지역주민을 살리는 일이 급선무였다. 또한 검토 결과 금융 대출이 이루어지면 단기간 내 토지확보가 가능하고 협의 중인 대형 투자자도 이미 확보가 된 상황이라 매입확약의 위험도가 극히 낮은 상황이었다”

 

“지방공기업 예산편성기준에 위배로 마지막까지 많은 고민을 거쳤지만, 도시개발사업이 전면 중단되거나 표류할 수 있고 지역사회 전체로 피해가 확산할 우려가 있어 피할 수 없는 결정이었다. 도시공사 사장이었던 나에게는 많은 위험 부담이 따르는 일이었다.”며 그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그 당시 다른 대안은 없었기에 직원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어 실무자들에게 “내가 다 책임질 테니 본인의 소신대로 하고 싶은 말을 모두 ‘검토보고서’에 써라”고 조치하고 일을 진행했다고 한다.

 

이 전 사장은 “백운밸리 도시개발사업으로 고생도 많이 했고 마음고생도 심했지만 그간 그 누구도 할 수 없었던 일을 당시 9대 김성제 의왕시장과 제가 함께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점은 지금까지도 뿌듯하게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법원, ‘강제해임 부당,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른 업무상 배임 혐의, 선거개입 혐의 등 모두 무혐의 처분 최종 판결’

 

2018년 7월 김상돈 의왕시장의 임기가 시작되자마자 임기가 불과 2주 정도밖에 남지 않은 이성훈 사장은 징계(해임)조치 되었다. 상식적으로도 흔치 않은 일이고,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기에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지금도 해임 사유가 납득되지 않는다. 백운초등학교 방문 학부모들의 주차 공간이 없어 시에 민원이 많았다. 주차장 문제를 검토하라는 공문이 내려와 점검차 나갔다가 인근에 의왕도시공사가 관리하는 공영주차장에 주차 공간이 많이 비어있는 사실을 확인하여, 공영주차장에 일부 주차하도록 주민의 민원을 해결하였다. 이것이 ‘의왕도시공사 임·직원 행동강령시행내규’를 위반했다는 것이 해임 사유였다.”

 

그게 해임 사유가 되는가? 그는 반문하며 “당시 많은 의왕시민과 정가에는 전임 시장인 김성제 시장의 업적 지우기를 위해 이성훈 사장을 희생양으로 몰았다는 여론이 비등했었다”며 부당함을 토로했다.

 

“임기까지 명예를 지키려고 최대한 버텼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고 그래서 해임에 대해 가처분 신청을 준비했다. 다행히 2018년 12월 21일에 징계(해임)조치가 적법하지 않다는 최종 판결이 나와 단기간에 종결되었다. 임기를 열흘 남짓 남겨놓고 다시 복귀했는데, 임기 기간에 퇴임사까지 하고 명예롭게 퇴임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김상돈 시장이 망신을 당하고 그 일은 일단락되었지만 그것이 시작이었다. 그 후로 감사원 청구, 검찰 조사가 계속되었다”

 

“편향된 감사원 감사와 실무자들 해임, 감사원은 검찰 조사까지 의뢰하여 수년간 조사를 받았지만 결국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무혐의 처분에도 불구하고 저와 본부장 등에게 천문학적인 금원을 배상하라는 손해배상 청구소송까지 제기하여 최근까지 재판이 진행되었다. 그 또한 지난 6월 24일에 50억원에 대한 배상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받았다”

 

“그동안 초기 우울증을 동반한 고통을 심하게 겪었지만 결국 투명하게 모두 밝혀졌고, 명예도 회복됐다고 생각한다. 이 진실을 우리 의왕시민에게 알릴 수 있어 다행이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뜻을 전했다.

 

▲ 의왕의 재도약! 김성제 시장과 함께!

 

민선8기 지방자치단체장의 임기가 7월 1일부터 시작되었고, 민선5,6기 의왕시장을 지낸 김성제 시장이 다시 향후 4년간 의왕시정을 이끈다. 김성제 시장의 당선을 위해 선거캠프 전체 총괄을 진두지휘한 숨은 공신, 前 의왕도시공사 이성훈 사장이 들려 주는 에피소드이다.

 

“김성제 시장과의 인연은 30년 정도 되었고, 2010년 김성제 시장님이 첫 의왕시장으로 출마했을 때 공무원이었던 분이라 인지도가 전혀 없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시장에 당선되게 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원래 제가 회계 출신이라, 당시 김성제 후보자가 회계 책임만 맡아달라는 부탁에 선거 경험이 없던 터라 고사했다. 반복된 거절에도 계속 도움을 청해서 제가 회계 책임자만 맡아서 하겠다고 승낙했다.”며 선거 캠프 입문 계기를 설명했다.

 

“그런데 선거운동을 하다 보니 선거사무장까지 맡아달라고 부탁하여 선거사무실 업무까지 보게 되었다. 김성제 시장님 부부 내외와 제 아들과 저 이렇게 네 명이 선거운동을 했다. 그때는 의왕시가 모두 한나라당 밭이었다. 가는 곳마다 어르신들이 ‘여기는 안돼, 여기는 한나라당 밭이야’라고 했지만, 우리는 실망 하지 않고 오기가 더 생겼다. 제가 금융기관 이사 출신이다 보니 금융기관에서 고객서비스에 관한 내용을 잘 알고 있었기에 선거운동에 바로 적용할 수 있었던 점이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김 시장님이 당시 공무원 출신으로 경제사정이 넉넉지 않다 보니, 선거사무소에 필요한 비품, 가구를 비롯한 모든 것을 길에서 주워왔다. 캐비넷도 주워 왔는데 열쇠가 없어 열쇠방을 갔다. 가게 유리장 안에 선거 후보자의 명함이 두 개 놓여 있길래, ‘이번에 누가 의왕시장이 될 것 같습니까?’라고 물었는데 열쇠방 사장의 답변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내가 먼저 말씀을 드려도 시원찮은데, 열쇠방 사장은 김성제 시장님을 지목하면서 ‘우리 의왕시에 이렇게 똑똑한 사람이 출마한 건 처음입니다. 웬만하면 이분을 찍어주죠’라는 말을 듣고 선거사무실에 돌아가자마자 이에 착안하여 명함을 모두 다시 만들었다”며 흥분의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명함 전면에는 시장님 사진과 경력만 넣어 시장님의 경력이 돋보이도록 바꾸었다. 제가 집이 잠실이었는데 새벽 4시에 일어나 네 명이 밤늦게까지 선거 운동을 했다. 여론 조사를 보니 지지율이 점점 올라갔다. 지방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시민들이 악수하는 각도와 손을 잡아주는 힘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에는 되겠구나, 바꿀 수 있겠구나 직감했다. 시장님과 함께 기적을 만들었던 해라 2010년도가 특별히 기억에 남는다.”

 

 

▲ 앞으로의 계획, 하고 싶은 말

 

“2010년부터 지금까지 김성제 시장의 최측근으로 맡은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했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지난 4년 동안은 몸과 마음이 피폐해질대로 망가졌지만 ‘반드시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신념 하나로 추스르며 견뎌왔기에 지금 이렇게 인터뷰를 할 수 있을 만큼 건강을 유지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기적처럼 느껴진다.

 

모든 것이 감사할 따름이다. 그렇기에 명예롭게 내려와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단 하나 아쉬움이 있다면 백운 도시개발사업에서 마무리 못한 것이 있다. 할 수만 있다면, 제가 김성제 시장님과 함께 시작한 사업이니 깔끔하게 마무리 짓는 것이 의왕시민에 대한 도리라 생각되어 그 부분을 마무리 하고 싶다.”

 

『사람에게 인생을 사는 목적은 모두 다를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재물. 또 다른 이에게는 권력. 이성훈 전 사장에게 인생의 목적은 명예였다. 팔자에 없는 정치와 지근거리 삶을 살며 평범한 삶은 풍비박산 나고 목숨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명예가 짓밟혀 스스로 삶을 마감하고픈 충동을 이겨내고 명예 회복을 이뤄낸 그의 용기가 놀랍다』